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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아트스페이스 - 엄소완 개인전 <홀로 가능하지 않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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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rt space ep.4
엄소완 개인전 : 홀로 가능하지 않은 풍경
2023.2.1.~3.4.
큐아트스페이스 (헤이리마을길 48-48 2층)
무료관람
집,
- 섬세하고 부드럽게 흘러가는 엄소완의 우주
작가 엄소완의 작업은 구상에서 추상으로 나아가는 듯 보인다. 엄소완의 작업은 사람이 원래 없었거나 사라지고 있으며, 사람만이 아니라 구체적 사물들도 점차로 추상화ㆍ상징화되어 가고 있다. 고지도, ‘천하도’(天下圖)에서 출발하여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오늘화-여기화시키는 엄소완의 작업은 - 작가 스스로의 규정에 따른다면 - ‘도와서 모자란 것을 (조화롭게) 채움’을 의미하는 비보(裨補)라는 전통적 개념을 중심으로 회전한다. 엄소완은 천하도의 시점을 따라, ‘굽어 내려다봄’을 의미하는 ‘부감시’(俯瞰視)를 차용한다. 오늘날의 ‘사회’를 의미하는 고대 한자 천하(天下)는 엄소완에 도달하여 우주(宇宙, kosmos)가 된다. 우주, 집우(宇) 집주(宙). 이는 고대 한자에서 오늘날의 ‘세계’를 의미하는 천지(天地)로 표현된다. 우와 천(天), 주와 지(地)는 각각 시간과 공간을 의미한다. 우주 또는 천지는 불교적으로 세계(世界)로도 표현되는데, 세(世)가 시간, 계(界)가 공간을 나타낸다. 이런 점에서 세계ㆍ우주ㆍ천지는 모두 같은 의미의 계열체에 속한다. 이런 의미에서 엄소완은 인간의 사회적 세계를 의미하는 ‘천하도’를 자연과 우주의 천지도(天地圖)로 바꾸었는데, 천지가 오늘날 현대 한국어로 세계 혹은 우주를 의미한다는 의미에서(그리고 비보와 조화를 추구하는 작가의 의도를 따른다면) 이 천지도는 무엇보다도 조화로운 우주, 얼핏, 이상향, 유토피아를 의미할 것이다. 따라서 엄소완의 천지도는 사실은 우주도(宇宙圖)가 된다. 오늘 ‘우주’를 지칭하는 세 가지 영어 kosmos, space, universe 중 kosmos가 그리스어로 다름 아닌 ‘조화ㆍ질서’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엄소완의 ‘조화로운’ 우주도는 ‘조화롭지 못한’ 천하도의 ‘비보’, 곧 고통스러운 현실을 조화롭게 보완해주는 기능, 조화롭지 못한 현실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기능, 전통적으로 ‘유토피아’라 불려온 것이 수행해온 기능을 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