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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골의 부신(符信), 꼭지윤노리
2013/04/1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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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성장을 돕고 결핍이 꽃을 피게 한다
2013/03/08 14:10
http://heyri.net/blog/postview.asp?b_id=ansoolee&idx=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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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성장을 돕고 결핍이 꽃을 피게 한다

햇빛을 등지고 손을 잡고 걷는 연인의 모습이 마치 아지랑이인양 살갑습니다.

기운을 얻은 햇볕은 이미 대지위의 눈을 모두 거두었고 햇살에 데워진 공기는 헤이리를 봄기운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오늘이 경칩(3월 5일)입니다. 동면하던 동물들이 활동하기 시작한다는 날이지요.

경칩날에 물이 괸 곳을 찾아 개구리나 도롱뇽 알을 건져다 먹으면 몸이 건강해진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새봄, 새 생명을 통해 생명력을 얻으려 했을 테지요.

수생태해설가인 제 친구 한상준은 분당의 맹산공원에서 벌써 개구리알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화사한 햇살에 취해 있을 때 낯익은 분이 정원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파주시야생화연구회의 김금자선생님이었습니다.

이 분은 원산에서 태어나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부모님의 등에 업혀서 남쪽으로 내려오신 분입니다. 어쩐지 북쪽이 좋고, 산이 좋아 서울에서 파주 법원읍 금곡리의 산 중턱으로 집을 옮기고 야생화를 벗 삼아 사신지 22년째입니다. 김선생님도 동면에서 깬 개구리 소식을 전했습니다.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은 것이 벌써 일주일 전입니다. 파주에서도 개구리는 벌써 잠에서 깨었습니다."

파주의 개구리 소리, 분당의 개구리알이 '개구리알을 건져먹는다'는 경칩의 속신(俗信)에 틈 없이 부합(符合)합니다.

언 땅은 전혀 녹지 않았지만 김선생은 헤이리 정원의 상태가 궁금해서 오셨습니다. 들꽃이 좋아 22년 이상 우리의 산을 어머니 품 삼아 산에 안겨서 살아온 62세의 산처녀에게 그동안 궁금했던 식물의 세계에 대해 몇 가지를 물었습니다.

-손바닥만 한 이 정원에서 매년 피고 지는 들꽃들만 해도 숫자를 헤아리기가 어렵다. 또한 이웃한 동산의 떡갈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등 참나무류와 밤나무, 산벚나무 만의 친구가 되기도 어렵다. 그런데 온 산의 들꽃 형편에 그렇게 소상한가?

"사랑과 세월이 필요하드라. 사랑하게 되면 엎드려 들여다보게 되고 자주 들여다보면 비슷한 것들조차 확연히 다른 점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매 계절마다 모습을 바꾸는 그들의 형편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또한 시간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사랑하면 마침내 들꽃과 나무들의 친구가 될 수 있다."

-야생화나 나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 우선 그에 관한 책을 찾게 되는데…….

"책을 통해 기초지식을 쌓는 것이 좋다. 하지만 책만으로 알 수 없는 게 자연이다. 들과 산의 자연으로 들어가지 않고 어떻게 자연을 잘 아는 친구가 될 수 있겠는가? 결국 자연과 대면해야 친구가 될 수 있다."

-선생님은 책이 아닌, 자연 속에서 홀로 들꽃들의 친구가 되었나?

"산을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과 산을 찾았다. 그 그룹 중에는 나처럼 들꽃을 좋아하는 사람,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 약초를 깊이 알고자하는 사람 등 그 취향이 조금씩 달랐다. 함께 전국의 산, 특히 강원도 산을 오르내리면서 자연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화초나 잡목들도 어떤 해는 꽃이 유난히 곱다가 어떤 해는 꽃이 피지 않기도 하고 열매가 형편없기도 하다?

"화초의 경우 영양이 풍부하면 꽃이 피지 않는 경우가 있다. 오히려 척박해야지 꽃이 곱게 핀다. 나무의 열매도 마찬가지이다. 적당히 위기의식을 느껴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대를 이를 준비를 한다."

-정원의 풀은 완전히 제거해야 옳은가? 나는 풀도 아름답더라.

"화초의 경우도 풀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보다 한두 포기 옆에 두는 것이 좋다. 화초만 있는 경우 더디게 자란다. 풀이 옆에 있으면 생육속도가 훨씬 빠르다. 식물도 적당한 경쟁상대가 없으면 게을러진다. 넝쿨을 올리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가지만을 올리는 경우보다 두 가지를 함께 심어 올리면 좋은 벽면을 서로차지하기위해 치열하게 퍼진다."

-난 정원을 방치하는 방식인데 처음에 심었던 잔디는 3년째 되던 해에 적지 않은 부분이 토끼풀에 점령당했다. 그리고 그 이듬해에는 질경이가 다시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이것은 무슨 조화인가?

"식물들은 일단 자리 잡은 곳에서 최대한 세력을 넓힌다. 그런데 그곳이 그 식물에게 좋은 조건이 되지못한다면 다음해에는 새로 날아와 번식을 시작한 다른 식물에게 점령당하고 만다. 그러므로 적절하지 못한 곳에서 필요이상 세력을 키우면 자멸의 길을 걷게 된다.

-땅이 녹으면 조경을 위해 새로운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구덩이 아래에 거름을 넣는 경우도 있더라. 옳은 경우인가?

"잘못되었다. 옮겨 심는 나무에게 좀 더 많은 영양을 공급하여 활착을 빨리하도록 하겠다는 욕심의 결과이다. 나무는 맨땅에 심어야한다. 거름을 넣고 그 위에 바로 나무를 심으면 거름이 부패하면서 가스가 발생하게 되고 결국 나무는 죽게 된다. 거름을 넣고 싶다면 더 깊이 구덩이를 파고 거름을 넣고 맨흙을 두텁게 덮은 다음 나무를 심어야한다."

식물이나 사람이나 어찌 그 사는 이치가 이렇게 같을까요.

부족함이 없으면 의욕이 떨어지고, 경쟁이 없으면 나태해지는 식물, 이 식물이나 사람이나 그 본능과 속성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독일의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 악성(樂聖)으로 추앙되는 그는 그가 살았던 18세기와 19세기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음악사의 성인(聖人)임이 흔들릴 여지는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는 땅딸막한 키에 유난히 큰 두상, 사팔뜨기에 귀머거리였습니다. 음악사의 뛰어난 이 위인은 한 번도 연애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전기 작가들은 그가 동정인 채로 죽었을 것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변함없이 우리를 위안하는 그의 '영웅, 운명, 전원, 합창'의 교향곡과 '비창, 월광, 열정'의 피아노 소나타들은 그의 고독한 체념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프랑스의 사상가 쟝 자크 루소(Rousseau)의 교육론인 '에밀(Emile)'은 자신이 태어나고 9일 만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 14살에 재혼한 아버지로 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이었던 자신의 방황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데카르트와 스피노자, 칸트와 니체. 철학이라는 망망대해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유체계를 구축한 이 사람들은 모두 사랑에 실패했으며 독신으로 평생을 살았다는 것입니다. 좌절이 이들을 위대한 철학자로 세웠습니다.

경칩날 저는 봄의 들머리를 걸었습니다. 석양은 불과 일주일 전보다 10여m나 오른쪽으로 옮겨가서 땅 밑으로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회색빛 정원에도 곧 난만(爛漫)한 봄으로 채워질 것입니다. 올해는 어떤 식물이 척박한 토양에서 경쟁을 뚫고 두드러질지 자못 궁금합니다.

경칩날 저를 깨운 것은 결핍이나 경쟁의 스트레스를 탓할 일이 아니라 묵정밭으로 남은 마음 밭부터 서둘러 일구어야겠다는 자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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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밥상위의 쇠고기가 겨울철새의 배를 굶긴다
2013/01/21 17:31
http://heyri.net/blog/postview.asp?b_id=ansoolee&idx=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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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밥상위의 쇠고기가 겨울철새의 배를 굶긴다

아래의 링크에서 더 많은 사진과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http://motif_1.blog.me/30157043447


헤이리의 겨울 풍경중 제1경을 꼽으라면 저는 V자 편대를 이루어 머리 위를 날아가는 기러기 떼를 뽑겠습니다.

보통은 수십 미터 길이의 수십 마리로 이루어진 편대로 움직이지만 때로는 헤이리 하늘을 모두 덮을 수백 미터짜리 편대를 이루어 움직이기도 합니다.

도시민이 이 편대를 처음 대하면 감동은 충격에 가깝습니다.

대부분 걸음을 멈추고 '아~!'라는 탄성 한마디 외에는 말을 잊지 못합니다.

그것은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색색~'하는 비행소리를 내며 제 머리 바로 위를 지나가는 이 대형은 오래전 이곳에서 첫 대면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저를 꼼짝 할 수 없도록 얼어붙게 만듭니다.

헤이리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큰 갯벌이 형성된 강 하구지역과 고개 너머의 금산리, 만우리, 축현리, 갈현리의 넓은 들판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겨울철새들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이들은 밤에 천적으로부터 안전한 한강과 임진강의 갯벌 개활지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이면 거대한 대오를 이루어 겨울 휴경지인 빈 들에서의 먹이활동을 위해 헤이리 하늘을 날아서 뒤쪽 너른 들로 갑니다.

들판에서 벼이삭과 벌레들을 찾아 먹으며서 낮시간을 보낸 이들은 해가 기울면 다시 서쪽의 강 갯벌로 가기위해 아침과는 반대방향으로 비행을 합니다.

이들의 이런 활동은 4월 봄과 함께 끝이 납니다. 이들은 다시 이곳 월동지를 떠나 시베리아쪽으로 북진합니다. 이들을 다시 보기위해서는 가을이 깊어지는 때를 기다려야합니다. 한반도의 남쪽은 10월 중·하순을 기다려야하지만 헤이리에서는 빠르면 10월 초순에도 이들의 행렬과 첫대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봄에도 가장 늦게까지 남쪽에서 올라오는 행렬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월동하는 새들과 더 남쪽에서 월동하는 새들이 통과하는 길목이기도한 헤이리가 남한의 가장 북쪽 전방에 위치한 덕에 누리는 지리적 혜택입니다.

쇠기러기, 큰기러기, 흰이마기러기 등 기러기들과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개리 등 오리류 외에도 재두루미와 독수리 등 수많은 겨울철새들이 이 지역의 겨울을 생동감 있고 격조 있게 만들어줍니다.

이들은 주로 가을걷이 후의 논에서 먹이를 찾습니다. 사람의 눈에는 아무 것도 없는 빈 논이 이들에게는 먹이 창고인 셈이지요.

하지만 이 겨울철새들의 먹이창고는 해가 거듭될수록 제 역할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가을 추수 후 볏짚을 흰색 비닐로 돌돌 말아서 발효시킵니다. 이 '볏짚 곤포 사일리지'를 만드는 것은 소의 여물로 사용하기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추수이후에도 논에서 볏짚을 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볏짚은 낱알 외에도 벌레들이 겨울을 나기위해 볏짚에 깃들기 때문에 먹이의 공급처가 될 수 있었습니다. 축산농가의 수요에 따라 이제 겨울에도 들판에서 볏짚을 볼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우리의 육식 습관이 축산농가의 대형화를 부추겼고 이 기업형 목축은 들판의 볏짚조차 모조리 거두어야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결국 오늘밤 우리 식탁의 쇠고기가 겨울철새들에게 시련을 안기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게다다 무논으로 두는 경우도 드물어졌습니다. 겨울 휴경기에 논에 물을 빼지 않고 그대로 두는 간단한 일만으로 습지에 서식하는 수많은 철새들에게 안락한 월동 보금자리가 됩니다.

겨울 무논의 경우 물의 보온과 축열효과 때문에 담수생물이 풍부한 생태계를 이루고 겨울 철새들에게 먹이를 공급 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휴경기에 논을 갈아엎지 않는 것만으로도 겨울철새들의 먹이 시름을 들어주는 일이 됩니다. 쟁기질이 된 논에서는 기러기들이 볍씨는커녕 풀씨 하나도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농산물을 수확하면서 모조리 다 거두지는 않았습니다. 거둔 것조차도 고수레를 통해 첫술을 먼저 자연으로 되돌려주었고 스님들의 공양에서도 식전에 축생에게 먹일 음식을 덜어 놓았고, 식후에는 아귀에게 줄 것 까지 남겼습니다.

자신이 수확한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지 않고 자연과 함께 나누어야하는 것으로 여겼던 조상님의 넉넉한 마음이 갈현리 들판에서 먹이 찾고 있는 기르기 떼를 보면서 더욱 간절해집니다.

관련글
겨울새 | http://motif_1.blog.me/30134547410
가을이 익기를 기다린 이유 | http://motif_1.blog.me/30009383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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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닮은 나무의 헌신 | "나무야, 고맙다!"
2013/01/1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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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닮은 나무의 헌신

"나무야, 고맙다!"

잦은 눈과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낮은 기온으로 올 겨울에는 겨울다운 매운 맛을 제대로 누리고 있습니다.

낮 기온조차도 영하 5-6도를 오르내리다가 어제는 영상이 되니 바깥 공기조차도 마치 난로로 데워진 공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밤사이 또다시 기온이 곤두박질쳐서 오늘도 상수관이 얼거나 동파되어 곤란을 겪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런 소란과는 별개로 오늘 아침의 헤이리 풍경은 마치 소백산 정상에라도 오른 것처럼 안개 속에 상고대로 아름다웠습니다.

공기 중의 수증기가 승화되어 나무가지에 동결된 나무서리는 정원의 모든 나무를 백색옷으로 갈아입혔습니다.

나무에 붙은 얼음결정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마치 수많은 흰 바늘이 가지를 감싼 모습입니다. 이 얼음바늘에 둘러싸인 나무는 과연 이 혹독한 시련을 잘 견디고 봄에 움을 틔울 수 있을는지...

나무에 이해가 깊은 수빈뜰의 이명희여사님께서도 헤이리에서 새로 옮겨온 나무들이 여럿 동사하는 것을 지켜보아야했답니다.

나무가 동사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중에 공사장의 망치질소리같이 둔탁한 울림이 계속되었습니다.

그것은 자작나무를 파고 있는 쇠딱따구리의 노동이었습니다. 작은 머리에 작은 부리를 저렇게 힘차게 나무를 찍어도 머리가 아프지 않은지...

쇠딱따구리가 나무를 파는 모습은 머리의 무게를 온전히 부리로 전해 도끼를 내려치는 효과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나무야, 고맙다!"

제 잎에서는 절로 감사의 말이 나왔습니다.

나무의 모습에서 어머니를 보았습니다. 자식들의 온갖 떼와 투정을 묵묵히 감내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주는...

나무서리로 아름다운 신세계를 펼쳐 보이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쇠딱따구리에게 몸을 아주 맡겨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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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지렁이다 | 헤이리에 ‘전시장(展市場), 자리 펴다
2012/12/24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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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지렁이다 | 헤이리에 ‘전시장(展市場), 자리 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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