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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프원 (anso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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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놓친 것은 무엇입니까?
2013/02/21 20:35
http://heyri.net/blog/postview.asp?b_id=ansoolee&idx=3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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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놓친 것은 무엇입니까?



이틀 전에 한 부인이 오셨습니다.

"저 오늘 용기 많이 냈습니다. 결혼 후 처음으로 혼자 길을 나선 거였거든요."

서재에서 저와 마주앉자마자 한 첫마디였습니다.

"결혼 하신지가 얼마나 되셨지요?"

"20년째이군요."

대구에서 성남에 있는 인척집의 집안행사에 참여하셨다가 3일간의 짬이 생겨서 홀로 일행으로부터 이탈한 것입니다.

"성남에서 이곳 헤이리까지 혼자 운전하는 것도 몹시 두려웠습니다. 저는 대구 시내에서만 운전해보았고 낯선 곳에서 이렇게 먼 거리를 운전하는 것도 처음입니다."

"대구에서 성남까지의 운전은요?"

"함께 온 도련님이 하셨어요."

결혼 20년 만에 처음 가족으로 부터 분리되어 혼자 결행한 2박3일의 여행이 이 부인에게는 모든 것이 용기가 필요한 도전이고 모험이었습니다.

우선은 친인척 집에서 홀로 나오겠다는 그 의사를 전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수도권을 가로질러 성남에서 헤이리까지 오는 그 길에 대한 두려움도 적지 않았고 또한 낯선 길의 운전도 조마조마한 일이었습니다.

또한 더욱 난감한 것은 2박 3일 홀로인 시간을 어떻게 감당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부인의 용기를 크게 추어드린 다음 헤이리 내외에서 할 수 있는 몇 가지의 선택사항들에 대해 안내해드렸습니다.

그리고 2박3일, 일체 관여를 하지 않았습니다. 취사선택도, 그 선택에 대한 만족과 실패도 20년만의 첫 여행에서, 그리고 앞으로 좀 더 자주 결행될 또 다른 모습의 값진 학습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둘째 날 해질녘에 들어오는 부인에게 물었습니다.

"오늘은 어디에서 시간을 요리하셨나요?"

"음악감상실에서 보냈습니다."

마지막 날 체크아웃을 위해 내려오셨습니다.

"누가 제일 생각났어요?"

"남편과 아이들이요."

사실 결혼 후 이 부인의 보람은 물론 시련조차도 가정이었고 그 가정의 모든 것은 남편과 자녀들이었을 것입니다.

숲 속에서는 숲을 볼 수 없듯이 가족 안에서는 가족의 관계에 대해 개관적 사고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중학교3학년과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두 아들을 두고 있는 이 부인에게 처음으로 홀로된 2박3일은 가족의 의미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숙고하는 변화의 기회가 되었을 것입니다.

부인과 작별인사를 하고 부인의 방을 점검했습니다. 예상대로 부인이 챙기지 않은 것이 있었습니다.

해드폰 충전기가 콘센트에 꽂인 채 그대로였습니다. 주차장으로 뛰어가서 그것을 전해주자 부인은 거듭 고마워했습니다.

책상위에는 부인이 2박3일간 함께한 책 몇 권이 놓여있었습니다. 그 책 더미의 가장 위에 놓인 것은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이었습니다.

소로우에게 월든 호수가의 통나무집이 부인에게 2박3일의 모티프원이었겠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로우는 문명으로부터 고립되기 위해 스스로 통나무집을 지어 자신을 유폐시켰고, 이곳에서의 성찰이 그의 일생을 지배했습니다.

이 부인에게 20년 만에 가족으로부터 스스로를 유폐시킨 이 시간이 한 남자의

'부인'으로서, 또한 두 자녀의 '어머니'로서의 존재에 대한 성찰, 또한 독립된 한 '여성'으로서,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의의에 대한 성찰이 향후 그녀의 삶에 분명 변화의 동인이 될 것입니다.

성찰이 동반되지 않는 인생은 분명 무엇인가를 놓치기 마련입니다. 충전기를 놓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그 무엇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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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프원에서의 네 가지 기쁨
2013/02/06 19:28
http://heyri.net/blog/postview.asp?b_id=ansoolee&idx=3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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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프원에서의 네 가지 기쁨


십 수 년 만이라는 폭설이 내린 날, 한 여성이 오셨습니다.

이 분은 홀로 고요하게, 보낸 해에 대해 음미하고 맞이한 해에 대해 결심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주말이 아닌 날을 잡아 휴가를 냈습니다.

이 분의 2박 3일은 마치 산사에서 보내는 듯 고요하고 단순했습니다.

홀로 책 읽고, 간간히 저와 말을 섞고, 눈을 밟으며 헤이리를 걷다가 다시 들어와 자신을 대면하고...

그 분이 떠나면서 침잠의 시간에서 발견한 네 가지의 기쁨을 두고 가셨습니다.

그 분의 표정은 비온 뒤 볕 난 하늘처럼 청량했고, 성격은 숲을 지나온 칠월의 바람마냥 상쾌했으며 마음은 약수처럼 선했습니다.

선생님의 마음 감사합니다.

2013. Feb 3-5 (2박 3일)

잠시 잊고 있던 즐거움들을 다시 찾아 갈 수 있던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2012년 말 한해를 정리하고 2013년을 맞이할 준비를 미쳐하지못해 아쉬웠었는데...

즐거움 일. 설경

제가 태어난 날은 눈이 왔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인지 눈 많이 좋아합니다.

눈이 많이 오는 곳에서 잠시 생활하기도 했구요.. 잠시 잊고 있었는데..

운 좋게 내린 눈.. 설경을 보며 살짝 열어둔 창문사이로 제 뺨을 적시는 냉정한 겨울바람..

첫 번째 즐거움이였습니다.

즐거움 이. 책

마음이 어지러우면 서점을 찾곤 합니다. 아니면 그냥 눈에 보이는 책을 펴서 어지러운 마음을 어루만지곤 합니다. 항상 경제 관련 서적들이곤 했었는데.. 책을 분석적으로 보는 탓에 다른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 잠시 멀어져 있었네요. 다른 사람들의 삶 이야기..

두번째 즐거움이였습니다.

즐거움 삼. 상쾌한 사람

사실 저한테 하신 말씀이지만 저보다 이안수선생님께 더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싶네요. 스스로를 가두어 잠시나마 제가 얼마나 잘 웃고 좋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인지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sunshine' 같은 사람이 되려구요!

세번째 즐거움이였습니다.

즐거움 사. 의미 있는 일

어머니가 항상 하신 말씀이 있어요. "너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할 줄 아는 사람이 되거라"

아직 그런 의미있는 일을 생각해 내지 못했어요. 대신 그런 일이 어떤 일일까 하고 고민할 수 있는 즐거움을 다시 상기시킬 수 있게 되었어요. 저 진짜 철들어가나 봐요. 하핫..

네번째 즐거움이였습니다.

지치고 자꾸 샛길로 빠지고 싶은 유혹이 생기면 잠시나마 묵으면서 느낀 즐거움 다시 꺼내볼려구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또 늘어날 즐거움들 가지고 다음에 또 방문하도록 노력할게요.

앞으로 하시는 모든 일 순탄하시길 바랍니다.

이안수 선생님의 마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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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묵다 디자인에 눕다 | 헤이리 모티프넘버원 Motif#1 | 월간<트래비> 2003년 2월호
2013/02/02 18:07
http://heyri.net/blog/postview.asp?b_id=ansoolee&idx=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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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ART IN ACCOMMODATION



예술에 묵다

디자인에 눕다

여행전문 월간비 Travie(트래비) 2013년 2월호 특집으로 건축과 디자인 등 공간을 중심으로 숙소를 실었습니다.

전국 12개를 엄선한 그 특집에 모티프원이 실렸습니다.

월간<트래비>는 2005년에 창간된 잡지로 지난 8년 동안 '여행Travel'과 '삶Vie'이 조화된 기사를 주요 콘텐츠로 다루어왔습니다.

www.travie.com

FEATURE ART IN ACCOMMODATION

예술에 묵다 디자인에 눕다

때로는 트렌디한 디자인, 훌륭한 건축, 아름다운 전망을 지닌 숙소에 묵는 것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2004년 건축가 민규암이 양평에 지은 럭셔리 펜션 '생각 속의 집'이 커다란 성공을 거둔 이래 여행자들은 건축과 디자인의 미학이 담긴 숙소를 더욱 갈망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수요는 휴식을 취하며 감성까지 충전할 수 있는 아름다운 숙소들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여러분의 아름다운 휴식을 위하여 건축, 디자인, 인테리어 감각이 빼어난 호텔, 리조트, 펜션 12곳을 엄선했다.

헤이리 모티프넘버원 Motif#1

사색과 휴식이 가능한 게스트하우스

"바람과 햇볕, 하늘과 대지의 기운이 스며들도록 높고 넓은 창을 최대한 많이 두었습니다. 건축은 본디 그 안에 담기는 풍경에 의해 생명을 부여받는 것이니까요."

헤이리에 위치한 모티프넘버원(이하 모티프원)은 오너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인간적인 건축물이다. 미주, 유럽, 아시아 등지의 건축과 도시 계획 전반에 다양한 경험을 가진 건축가 조민석과 공간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지닌 까다로운 건축주가 만나, 예술인들의 작업 공간이자 게스트하우스인 모티프원을 탄생시켰다.

모티프원의 건축은 흥미롭다. 이웃해 있는 산등성과 동일한 리듬으로 느리게 기울어진 옥상의 라인 밑 공간들은 쓰임에 따라 층고와 넓이가 모두 달라서 2층 구조의 작은 공간에서 '길을 잃는 즐거움'을 맛볼 수도 있다. 나무에 둘러싸인 주변 환경에 따라 건축도 숲의 연장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연두색 노출콘크리트를 도입했으며, 스테인리스 매시를 그 위에 감싸 빛의 밝기와 위치에 따라 건물의 표정이 달라지도록 설계했다.

객실은 달랑 5개뿐이다. 애초에 모티프원은 작가와 예술가들이 편하게 작업하고 휴식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객실의 퀄리티는 여느 호텔보다 빼어나다. 자연이 고스란히 담기는 채광 좋은 침실, 편리한 키친, 책상과 책장, 작업·명상·휴식·친교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갤러리 등으로 구성된 객실은 유니크한 숙박 경험을 제공한다. "모티프원이 휴식과 웃음, 토론과 나눔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는 공간이 되기를 꿈꾼다." 모티브원 이안수 대표의 바람이다.

객실수 5개(2인실 4개, 4인실 1개) 요금 2인실 주중 12만원부터(2인 기준)

부대시설 갤러리, 발코니, 스튜디오, 1만2,000여 권의 책이 있는 라이브러리, 옥상

주변 즐길거리 헤이리 예술마을, 파주 프리미엄 아웃렛

주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38-26

문의 010-3228-7142 www.motif1.co.kr

↑ 예술가 친구의 집에 묵는 듯한 느낌을 주는 모티프원의 아늑한 객실

에디터 트래비 Travie writer 김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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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SCIENCE 다큐멘터리 : <자연을 닮은 건축 헤이리마을>게스트하우스, 모티프원 |
2013/02/02 17:57
http://heyri.net/blog/postview.asp?b_id=ansoolee&idx=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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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SCIENCE 다큐멘터리 : <자연을 닮은 건축 헤이리마을>게스트하우스, 모티프원

‘좋다. 여행자 숙소라는 게 이럴 수 있구나!'

*다음 링크를 클릭하시면 블로그에서 서 많은 사진과 함께 가독성 높은 읽기가 가능합니다.
http://motif_1.blog.me/30157727103

YTN SCIENCE 다큐멘터리 <자연을 닮은 건축 헤이리마을>이 지난 금요일(1월 25일 오후 2시)에 본방송이 되었고 토요일(1월 25일 오후 1시와 8시)과 오늘(27일 일요일 아침 6시), 재방송되었습니다.

과학프로그램 전문채널인 ‘YTN 사이언스’에서 1월 4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에 걸쳐 현장답사와 촬영을 통해 제작된 헤이리편은 시리즈 방송물인 '다큐 | 디자인․문화'의 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 다큐 시리즈는 '우리 일상 속 살아있는 문화 코드들 재발견'하는 프로그램으로 문화가 도서관이나 공연장 혹은 전시장 등 특별한 장소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전제로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주변에 함께 호흡하고 있는 디자인과 문화적인 요소를 발견해서 좀더 심도 있게 조명해보고자 하는 의도였습니다.

'삶 자체가 문화의 생산이고 향유가 되어야한다'는 저의 평소 생각과도 맞닿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을 닮은 건축 헤이리마을>은 45분간 헤이리의 건축과 그 의도, 그리고 현재의 활용에 대해 카메라타, 요나루키, 갤러리모아, 모티프원, 한길북하우스의 다섯 공간을 통해 디테일하게 조명했습니다.

도시가 아닌 자연에 속했던 원래의 헤이리땅에 자연과 건축이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들을 건축주의 필요와 상충되지 않으면서 건축가가 어떻게 풀어냈는지에 대한 탐색과 그 공간속에서 그 건물의 주인과 그 주인과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 공간에서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다큐멘터리입니다.

각 공간 당 8분정도가 할애된 이 프로그램에서 모티프원은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 건축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현대적인 건축 재료와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공간이 어떻게 건강할 수 있는지, 바깥에서의 단순한 형태가 공간 안에서 어떻게 역동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 그 공간에서 어떻게 사람과 사람들이 관계 맺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을 건축가이자 여행작가이기도 한 오영욱 oddaa소장님이 맡았습니다. 이틀간에 걸쳐 모티프원 구석구석을 탐사하고 모티프원의 방문자들과 대화한 뒤 말했습니다.

"건축가가 아무리 좋은 공간을 만들어내더라도 결국 그 건축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에 의해 완성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티프원은 건축주에 의해 어떻게 공간이 힘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카메라는 마침 모티프원에 계시던 여행작가 박진선생님과의 대화도 함께 담았습니다.

오영욱소장님은 본인도 여행 책을 낸 입장에서 꼭 뵙고 싶었던 여행작가가 박진선생님이라고 했습니다. 서로가 뵙기를 원했던 그 만남이 모티프원에서 있었습니다. 방송에서 의도하지 않은 이런 우연은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오소장님의 모티프원 공간에 대한 물음에 박진작가께서 말했습니다.

"공간자체에 건축적인 요소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는 느낌이에요. 굉장히 따뜻한 공간이잖아요. 호텔에서 느낄 수 없는 어떤 정감어린 사연이 방마다 배어 있는 거죠. 이안수선생님의 흔적일 수도 있겠지요. 살아온 시간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여행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숙박업소에 묵어봤지만 이곳은 '좋다. 여행자 숙소라는 게 이럴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조남권, 김경훈, 박재형 연출과 조혜영, 오명은, 이경하 작가의 제작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오영욱 소장님, 박진작가님과 함께한 시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겠습니다.

방송다시보기

-YTN SCIENCE | 다큐 디자인문화 <자연을 닮은 건축 헤이리마을>

http://www.ytnscience.co.kr/program/program_list.php?s_mcd=3012

오영욱

'오기사,ogisa'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하며,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 등의 책을 집필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머물다 귀국, 건축 디자인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 건축공학과에서 도시건축디자인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대림산업에서 3년간 건축기사로 일했으며, 2003년 여행길에 올라 15개월간 15개국을 여행했다.

박준

대학에서는 법학을, 대학원에서는 영화를 공부하고 몇몇 대학에서 강의하였다. 94년부터 전 세계의 여러 곳을 여행하고 있다. 뉴욕의 다양한 미술계를 취재한 다큐멘터리 ‘뉴욕 미술의 힘-다양성(2003)’과 EBS의 제작지원을 받은 장기배낭여행자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On the Road(2005)’를 만들었으며,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은 책으로 이어졌다. ‘On the Road’는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방콕의 카오산 로드(Khaosan Road)에서 장기여행하고 있는 배낭여행자들을 만나 그들의 여행이야기를 들었다.

‘On the Road’외에도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책여행책', '방콕여행자' 등의 책을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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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밥상위의 쇠고기가 겨울철새의 배를 굶긴다
2013/01/21 17:31
http://heyri.net/blog/postview.asp?b_id=ansoolee&idx=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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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밥상위의 쇠고기가 겨울철새의 배를 굶긴다

아래의 링크에서 더 많은 사진과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http://motif_1.blog.me/30157043447


헤이리의 겨울 풍경중 제1경을 꼽으라면 저는 V자 편대를 이루어 머리 위를 날아가는 기러기 떼를 뽑겠습니다.

보통은 수십 미터 길이의 수십 마리로 이루어진 편대로 움직이지만 때로는 헤이리 하늘을 모두 덮을 수백 미터짜리 편대를 이루어 움직이기도 합니다.

도시민이 이 편대를 처음 대하면 감동은 충격에 가깝습니다.

대부분 걸음을 멈추고 '아~!'라는 탄성 한마디 외에는 말을 잊지 못합니다.

그것은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색색~'하는 비행소리를 내며 제 머리 바로 위를 지나가는 이 대형은 오래전 이곳에서 첫 대면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저를 꼼짝 할 수 없도록 얼어붙게 만듭니다.

헤이리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큰 갯벌이 형성된 강 하구지역과 고개 너머의 금산리, 만우리, 축현리, 갈현리의 넓은 들판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겨울철새들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이들은 밤에 천적으로부터 안전한 한강과 임진강의 갯벌 개활지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이면 거대한 대오를 이루어 겨울 휴경지인 빈 들에서의 먹이활동을 위해 헤이리 하늘을 날아서 뒤쪽 너른 들로 갑니다.

들판에서 벼이삭과 벌레들을 찾아 먹으며서 낮시간을 보낸 이들은 해가 기울면 다시 서쪽의 강 갯벌로 가기위해 아침과는 반대방향으로 비행을 합니다.

이들의 이런 활동은 4월 봄과 함께 끝이 납니다. 이들은 다시 이곳 월동지를 떠나 시베리아쪽으로 북진합니다. 이들을 다시 보기위해서는 가을이 깊어지는 때를 기다려야합니다. 한반도의 남쪽은 10월 중·하순을 기다려야하지만 헤이리에서는 빠르면 10월 초순에도 이들의 행렬과 첫대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봄에도 가장 늦게까지 남쪽에서 올라오는 행렬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월동하는 새들과 더 남쪽에서 월동하는 새들이 통과하는 길목이기도한 헤이리가 남한의 가장 북쪽 전방에 위치한 덕에 누리는 지리적 혜택입니다.

쇠기러기, 큰기러기, 흰이마기러기 등 기러기들과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개리 등 오리류 외에도 재두루미와 독수리 등 수많은 겨울철새들이 이 지역의 겨울을 생동감 있고 격조 있게 만들어줍니다.

이들은 주로 가을걷이 후의 논에서 먹이를 찾습니다. 사람의 눈에는 아무 것도 없는 빈 논이 이들에게는 먹이 창고인 셈이지요.

하지만 이 겨울철새들의 먹이창고는 해가 거듭될수록 제 역할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가을 추수 후 볏짚을 흰색 비닐로 돌돌 말아서 발효시킵니다. 이 '볏짚 곤포 사일리지'를 만드는 것은 소의 여물로 사용하기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추수이후에도 논에서 볏짚을 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볏짚은 낱알 외에도 벌레들이 겨울을 나기위해 볏짚에 깃들기 때문에 먹이의 공급처가 될 수 있었습니다. 축산농가의 수요에 따라 이제 겨울에도 들판에서 볏짚을 볼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우리의 육식 습관이 축산농가의 대형화를 부추겼고 이 기업형 목축은 들판의 볏짚조차 모조리 거두어야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결국 오늘밤 우리 식탁의 쇠고기가 겨울철새들에게 시련을 안기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게다다 무논으로 두는 경우도 드물어졌습니다. 겨울 휴경기에 논에 물을 빼지 않고 그대로 두는 간단한 일만으로 습지에 서식하는 수많은 철새들에게 안락한 월동 보금자리가 됩니다.

겨울 무논의 경우 물의 보온과 축열효과 때문에 담수생물이 풍부한 생태계를 이루고 겨울 철새들에게 먹이를 공급 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휴경기에 논을 갈아엎지 않는 것만으로도 겨울철새들의 먹이 시름을 들어주는 일이 됩니다. 쟁기질이 된 논에서는 기러기들이 볍씨는커녕 풀씨 하나도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농산물을 수확하면서 모조리 다 거두지는 않았습니다. 거둔 것조차도 고수레를 통해 첫술을 먼저 자연으로 되돌려주었고 스님들의 공양에서도 식전에 축생에게 먹일 음식을 덜어 놓았고, 식후에는 아귀에게 줄 것 까지 남겼습니다.

자신이 수확한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지 않고 자연과 함께 나누어야하는 것으로 여겼던 조상님의 넉넉한 마음이 갈현리 들판에서 먹이 찾고 있는 기르기 떼를 보면서 더욱 간절해집니다.

관련글
겨울새 | http://motif_1.blog.me/30134547410
가을이 익기를 기다린 이유 | http://motif_1.blog.me/30009383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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