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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 옹달 샘
2013/05/07 15:31
http://heyri.net/blog/postview.asp?b_id=ansoolee&idx=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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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 옹달 샘

사진설명 | 오늘(2013년 5월 7일) 헤이리의 500년 느티나무는 느리게 온 봄을 탓하지않고 어느듯 무성하게 연녹색 잎을 피워 넉넉한 그림자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소풍 나온 사람들을 품어 앉았습니다. 이 느티나무를 닮을 수 있다면…….


깊은 산속 옹달 샘..,

그리 깊이 찾아가지 않아도

목이 그다지 마르지 않아도

조금 전 벌컥 벌컥 숨넘어갈세라 들이키고

또다시 목마른 것처럼 속이고

그 길 앞을 지날 때면 괜스레 한 손 퍼 올려 마시고 싶은 한 모금...

‘모티프원’입니다.

밤 낮 눈감고 다니던 길이라도 그곳을 쉬 지나칠 수 없는 것처럼

오늘도 그곳을 기웃거리며

물 한 모금 들이켜고 싶었습니다.

창틈으로 반사되는 빛을 손으로 가리고

거실이며 서재며 훔쳐보다

기척 없어 돌아서는 순간

우르르 나타나신 가족들 흠칫 놀라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그야 말로 더운 여름 한사발의 얼음냉수같이

선생님의 온가족을 대면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냥 제 아내랑 딸을 소개 하고 싶었습니다.

반가이 맞아 주셔서 고맙고 감사 했습니다.

--- 중략 ----

돌아오는 길에 제 아내와 아이에게

어께가 산만큼 올라갔습니다.

이렇쿵 저렇쿵 선생님 자랑을 늘어놓고 나니

그게 선생님을 등에 업고 제자랑 실컷 했습니다.

내가 이정도야 하고 어시 댔습니다.

유치찬란했습니다.

오늘이 91번째 어린이 날인데

아내와 아이 앞에 제가 철없는 어린이었습니다.

오늘이 저의 날이었습니다.

평생 오늘처럼 어린이로 살고 싶습니다.

그렇게 살겠습니다.

이선생님 그리고 가족들도 서로 함께 뵐 수 없다는데..,

저는 갈 때 마다 사모님을 뵙고..,

오늘은 온가족도 맞닥뜨린 날입니다.

그래서 모티프원, 이선생님은 저의 옹달샘 입니다.

구두회

먹어도 먹어도 허기진 시대,

마셔서 마셔도 목마른 세대,

그 허기진 시대를 갈증까지 겹친 세대가

오늘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모티프원은 시대의 허기를 달래고

세대의 갈증의 푸는 법을 함께 찾아보는

학숙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제 스스로 부여하고 있습니다.

제가 저에게 명한 그 사명을 잊지않으려고 애쓰고 있지요.

모티프원을 '깊은 산속 옹달샘'으로 여겨주신 구두회선생님의 그 부름이

그간 제가 잠을 줄이며 사람들에게 귀 기울이고,

물음에 답한 노력에 대한 넘치도록 고마운 보상입니다.

깊은 산속 옹달샘은 주인이 따로 없습니다.

토끼도, 고라니도, 너구리도 물을 들이켜고,

곤줄박이도, 박새도, 직박구리도 목을 축이는 곳입니다.

구태여 주인을 말한다면

그 산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입니다.

이렇듯 주인이 없다는 것은 모두가 주인인 경우입니다.

모티프원은 헤이리라는 인공화된 마을의 인공적인 공간에서

'깊은 산속 옹달샘'같은 역할에 욕심을 내고 있는 곳입니다.

탐욕이 무성한 마음을 치유하지 않고는 결코 허기를 채울 방법이 없습니다.

허리에 구멍이 난 물항아리에 결코 갈증을 달랠 물을 채울 수는 없습니다.

탐욕을 다스리고 물이 새는 구멍을 막는 일이 먼저입니다.

모티프원을 찾는 분들과 탐욕을 다스려 허기를 잠재우는 법을 나누고

한손바닥으로 퍼 올려 마신 한모금만으로도 갈증이 가실 수 있도록

스스로 거듭나는 법을 고민하는 옹달샘의 사명을

구두회 선생님께서 다시 다짐토록 해 주셨습니다.

구선생님 가족들과 대면한 그 날이 91번째 어린이날이 였다구요?

사실 완전에 더 가까운 것은 어른이 아니라 어린이이니

'어린이날'은 어린이의 순수로부터 점점 더 멀어진 어른들을 위로하는

'어른의날'로 바뀌어져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른의날', 어린이들로부터 이미 증발된 순수를 배우는 어른들의 날로 말입니다.

구두회 목사님은 저의 옹달샘입니다.

반갑고 고마운 마음 담아,

이안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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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포커스]50대는 다시금 맞이한 새싹 같은 '청춘기' 자유분방한 50대의 삶, 이안수
2013/04/27 05:38
http://heyri.net/blog/postview.asp?b_id=ansoolee&idx=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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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포커스]50대는 다시금 맞이한 새싹 같은 '청춘기' 자유분방한 50대의 삶, 이안수

'삼성생명은퇴연구소' 웹진

그녀와는 2007년 취재원과 기자로 처음 만났으니 7년째 그 인연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추효정기자입니다.

저와 처음 만났을 때 20대였던 그녀는 이제 30대의 중반이 되었습니다.

관련글

리시께시에서

http://motif_1.blog.me/30156356655

지난 4월 16일, 그녀가 2년 만에 모티프원에 나타났습니다.

공부를 이유로 호주로 갔고, 그곳에서 공부보다 호주대륙을 도는 여행에 더 열심이었습니다. 뉴질랜드로 건너갔고 다시 태국으로 날아가 진짜 현지사람이라도 된 양 느리게 여행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베트남 처녀처럼 살았습니다.

다시 인도로 가서 '죽음을 기다리는 집(영생의 집)'에서 호스피스로 봉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요가학교에 등록하고 명상과 호흡, 신체의 이완을 통해 몸과 마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수행을 했습니다.

그녀와의 대면에서 아름다운 변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실에 대해 더 유연해지고 미래에 대해 더 담대해졌으며 마주하는 사람의 보이지 않는 면까지도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나를 대면한 그녀는 나의 50대 삶에 대해 물었습니다.

저는 '인생의 봄날'로 사는 마음을 얘기했습니다.

"50대는 인생이라는 연극무대에서 퇴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주역의 자리로 옮기는 것이다. 그동안의 시간이 의무에 치중한 삶이었다면 50대부터의 삶은 점진적으로 그 의무에서 해방되어 유보되었던 자신의 욕망에 꽃을 피울 수 있는 봄날을 맞이한 것이다."

추기자를 대면했던 그날의 얘기가 'SMART LIFE DESIGN(행복한 노후를 위한 생애설계포탈)'이라는 '삼성생명은퇴연구소'웹진에 실렸습니다.

원문 바로가기 |

http://www.smartlifedesign.co.kr/cms/leisure/lifedesign/1195356_1690.do

[위클리 포커스]50대는 다시금 맞이한 새싹 같은 '청춘기' 자유분방한 50대의 삶, 이안수

취재 추효정(피처 에디터)

사진 박종혁

25년 기자생활 접고 40대 미국유학, 현재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서 문화 숙박 공간 '모티프원'을 운영하며 인생 후반기를 사는 이안수 씨. 죽을 때까지 일하고 싶다면 반드시 삶에 변화가 필요하고 변화는 곧 안정을 가져다준다는 그의 50대 인생철학을 들어본다.

"안정이란 개념을 달리 볼 필요가 있어요. 대개 사람들은 좋은 회사에서 높은 연봉을 받고 일하는 게 '안정된 삶'이라고 말해요. 그건 현재를 안정하게 사는 거지, 결코 미래가 안정하다고 볼 수 없어요. 사람들은 은퇴 이후에도 죽을 때까지 일하며 즐겁게 살기를 희망하면서 정작 현실 밖을 나가려 하지 않더군요. 모순된 거예요. 삶의 변화는 은퇴 명목하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매 순간 실행되어야 해요."

이안수 씨는 2003년 25년 기자생활을 접고 40대 중반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1년간 학업과 여행을 마친 뒤 귀국해 파주 헤이리에 문화 숙박 공간 '모티프원'을 열면서 인생 2막을 열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이 은퇴 이후의 삶이라고 단정 짓지 않았다. 은퇴란 건 정작 죽을 때 찾아오는 것이고, 그전까지의 행위는 오로지 삶의 방향과 내용을 전환하는 간단한 삶의 과정 일부로 여겼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 자신은 물론 아내와 세 자녀 모두 '다운사이징(Downsizing)의 삶'을 실천해야만 했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가족 모두 씀씀이를 반으로 줄였어요. 새로운 변화를 원하면서 기존에 누리던 걸 유지하겠다면 그건 욕심인 거잖아요. 늘 오늘보다 내일이 더 가난해질 수 있다는 전제하에 살아요. 실제로 많이 겪었고요. 모티프원을 열고난 뒤 형편상 아이들 학원 보내는 건 엄두도 못 냈고 월세에도 살았고 이사도 스무 번 넘게 다녀야 했죠. 대신 끊임없이 가족들과 타협하고 설득시켜 나갔어요. 남들과 조금 다르지만 이런 삶이 훨씬 모험적이고 가능성 있다고 하면서 말이죠. 감사하게도 가족 모두 도전적인 삶을 사는 것이 가치가 있다는 데 동의해줬어요."

이안수 씨는 모티프원을 통해 국내외 수많은 여행자를 만났고 예술마을 헤이리의 특성상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과 끊임없이 교류할 수 있었다. 이는 곧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그와 그의 가족의 값진 자산이 되었다. 무엇보다 세 자녀에게 새로운 삶의 시각을 선물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자아 형성이 중요한 시기인 학창시절 동안 다양한 분야의 여행자, 예술가들을 접하면서 세 자녀는 간접적인 삶의 경험을 쌓게 되었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힘을 기르게 된 것이다. 이안수 씨는 자녀교육만큼은 큰돈 들이지 않고 어느 정도 성공궤도에 진입하지 않았나 자평했다. 큰딸은 일찍이 연극배우의 길로 들어섰고, 둘째 딸과 막내아들은 교환학생으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프랑스와 미국 유학을 마쳤다. 이 모든 것이 자녀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한 일이다.

"저희 부부는 결혼자금을 대주는 그런 부모가 되지 않을 거라고 이미 아이들에게 선언했어요. 성인이 된 자녀의 삶은 그들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저 가끔 상담가 혹은 응원군이 될 뿐이죠. 인생 후반기에 맞이한 '인생의 봄날'을 즐기는 데에도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따름이거든요."

모티프원의 직원은 이안수 씨 단 한 명이다. 방 예약과 홈페이지 관리, 청소, 홍보 등 모든 업무는 이안수 씨 몫이다. 하루는 그의 아내가 '열 사람 몫을 당신 혼자서 척척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안정되지 못한 인생의 결과가 초래한 '축복'이라고 그는 기뻐했다. 50대는 인생의 마무리 시점이 아닌 20대 이후 다시금 맞이하는 '청춘기'라는 그의 말처럼 '오십'이 더는 불편한 존재만은 아니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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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정태영 사장님과의 2시간
2013/04/26 12:39
http://heyri.net/blog/postview.asp?b_id=ansoolee&idx=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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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정태영 사장님과의 2시간

#1

페북의 친구인 후배가 공유해준 글 '현대카드 정태영사장이 한 고등학생에게 직접 쓴 답장'이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한 고등학생이 정태영사장님을 멘토로 삼고 싶다는 요청과 질문에 정사장님께서 답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청소년들에게 주는 따뜻하고 균형 잡힌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진솔했으며 그 답변의 대상인 청소년뿐만 아니라 그 청소년들의 부모에게도 유익한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정사장님께 이런 답변을 끌어낸 학생의 질문뿐만 아니라 이런 대화를 주고받게 된 계기도 궁금했습니다.

끌림에 따라 링크를 눌렀고 마침내 그 학생의 질문과 답변이 함께 있는 원글을 찾았습니다.

관련글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의 '은밀한' 인터뷰

http://blog.chosun.com/jaegoni/5909944

원글의 필자는 김재곤 조선일보 기자였고, 그 글은 2011년 10월 13일에 포스팅된 1년 6개월 전의 글이었습니다.

그 내용이 최근에 다시 SNS에서 화제가 되고 그 내용을 다시 조선일보에서 4월 11자로 보도했던 모양입니다.

관련기사

3년 전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한 학생과 주고받은 편지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4/11/2013041101962.html

이런 연유로 그 내용이 후배의 공유를 통해 둔감한 저에게까지 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1학년의 소년이 정사장님에 대한 신문기사를 읽고 담당기자에게 멘토로 삼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고, 그 사실을 현대카드측에 설명하고 정사장님께서 직접 답한 경위였습니다.

정사장님의 답변 머리에도 이 편지에 대한 자초지종이 곁들어져있어서 모든 상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론에 포장되어 나온 내용과는 달리 자신이 평범한 사람임을 전제하고 답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는 그 답은 다시 보아도 지금의 학생과 부모들에게 도움될 보편타당한 내용을 자신의 경험과 가족들의 경우까지 예를 들어가며 조언하고 있습니다.

장래 CEO가 되고 싶은 이 학생이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경영학대신 기초적인 학문을 전공해서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게 좋겠다고 권합니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물음에서는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답합니다. 자기의 일에 열정으로 임하는 것, 고정관념대신 여러 대안이 있을 수 있음을 전제하고 계속 고민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행, 음악, 그림, 사진, 농사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합니다.

정사장님의 일과에 대한 물음에 하루 5시간의 잠을 자고 식사는 주로 회사에서 하며 8시에서 9시 사이에 퇴근한다고 합니다. 소파도 없는 방에서 하루 내내 회의와 이메일처리로 보낸다는군요.

또한 학창시절에 대한 질문은 고등학교와 대학 때 모법적이지는 못했고 졸업 후에도 백수여서 부모님의 걱정거리였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집중력과 자존심이 강했고 그런 이유로 전교 1등을 한 것에 대해 말합니다. 논리를 다루는 수학, 역사, 영어, 한자에 유창해질 것을 당부합니다.

학생의 물음에 모두 답한 후 지나친 성숙을 경계하라는 조언을 합니다.

"저는 너무 지나친 성숙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장래의 할 일에 너무 이른 나이에 함몰되지 마세요. 현대카드 사장과의 대화보다는 친구들과의 치기 어린 대화가 아직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사업을 꿈꾸고 자신을 사업하는 기계로 조련하면 조급한 마음에 지칠 수도 있고 여유, 포용력, 균형 등과 같은 더욱 중요한 단어들이 경시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학교 공부에 전념하고 신문을 읽으며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라는 소양을 쌓는 정도가 제일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김군 스스로의 순수함과 어디로 흐를지 모르는 무한한 잠재력에 아직은 더 시간을 주고 즐기셨으면 합니다. 젊음의 가장 큰 무기가 끝없는 불확실성 아닌가요?"

이글을 저의 아들에게도 읽어보도록 보냈습니다.

#2

저는 정태영사장님과 대면해서 2시간쯤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정명이 사모님과 위의 질문을 한 학생또래의 아들과 함께였습니다.

2010년 4월 17일 토요일 저녁 무렵, 저는 모티프원 예약자 중의 한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헤이리에 들어왔는데 어디로 가야할지를 묻는…….

저는 마침 밖에서 미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라 직접 계신 곳으로 가서 모티프원으로 안내했습니다.

밖은 이미 어두워진 상태였으므로 함께 서재로 들어와서야 서로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행은 예약된 방으로 안내받기보다 서재에서 얘기를 청했고 함께 서재에 앉았습니다.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울 만큼 건강한 모습에 수수하지만 시크한 차림이었고 겸손하지만 뚜렷한 논리와 어법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매력적인 분을 남편으로 두셨군요. 그 비법이 무엇이세요?"

저는 먼저 부인께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하하……. 이렇게 매력적일 수 있도록 하는데 저도 일조했습니다."

부인의 답도 경쾌했습니다.

제가 남편의 물음에 답하는 방식으로 대화가 좀 더 진척되고 저는 남편이 일하는 영역을 물었습니다. 상대를 아는 것은 관심영역에 맞춤답변이 가능하므로 상대의 프라이버시나 자존에 영향이 없도록 광범위하게 물었습니다.

"카드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답변에 제 마음을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요즘 카드회사로부터 스팸 메시지가 많이 옵니다. 대출을 해준다는……."

"저희 회사는 그런 메시지를 보내지 않습니다."

"회사식구는 몇 분이나 되세요?"

"약 8천 명 정도……."

저는 회사직원이 8명이 아니라 8천 명 정도면 수시로 스팸 문자를 보내는 불법사채업자가 아닐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3

우리는 생태와 환경, 건축과 문화에 대한 다양한 주제의 얘기를 주고받았습니다.

-오늘도 업무가 있었습니까?

"아니요. 저희는 오늘 경기도에 있는 한 농부를 방문하고 오는 길입니다. 미국에서 공부를 하신분인데 실내에서 카페와 채마 재배를 함께하시는 분이에요. 한공간은 카페를 하고 또 다른 공간에서는 채마를 재배하는 거지요. 많은 사람이 출입하는 카페공간에서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많고 식물을 재배하는 공간에서는 산소가 배출되는 겁니다. 그 양 공간을 환기용 관로인 덕트(air duct)로 연결하고 양쪽 공기를 바꾸는 겁니다. 카페의 손님들에게 신선한 산소가 공급되고 온실에는 식물이 필요한 카페의 이산화탄소를 보내는 거지요. "

-참 멋진 조합이군요. 한쪽에는 불필요한 것들이 상대에게는 필수적인 것이 되는…….

"저는 이렇듯 이질적인 장르의의 상호 결합에 관심이 많습니다. 여의도 본사 사옥 로비에 수경재배시설을 만들고 싶어요. 블록처럼 거치대를 만들고 각 셀에서 채마를 재배하는 거지요. 건물에 신선한 산소가 공급될 수 있고 그 수확물을 직원들이 퇴근하면서 따가지고 갈 수도 있잖아요."

-또한 설치작품일수도 있겠군요. 친환경적이기도하구요. 방문자들에게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녹색 조형을 만나는 신선한 경험을 선물할 수 있기도 하고…….

"요즘 제주도가 올레길 때문에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방문객들이 급증하고 있고 택시기사들도 신명나하고 있어요."

-저의 처도 지금 제주도에 가있습니다. 직장동료 한사람과 올레길을 걸으로 말입니다.(당시 아내는 2박3일간 올레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많은 분이 방문하고 있지요. 올레길은 가급적 나무 한포기도 다치지 않고 돌 하나도 원상태가 유지되게 옛길을 살리는 방식의 친환경적이고 생태적으로 걷는 길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제가 그 올레길의 조성에 힘을 보테고 있고요. 문제는 갑자기 방문객이 급증하다보니 숙박시설이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환경에는 부담이 덜되고 많은 분들이 편히 묶을 수 있는 숙박시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큰 마루바닥 홀로 만들고 개인들에게 간단한 일인용 매트리스와 린넨들만 제공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사장님과의 대화는 맛나고 신선했습니다. 서재에서의 대화만 2시간이 순식간에 흘렀습니다.

"오늘, 저희가 자고는 가지못하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동행하게 되었고 오늘 밤에 마사이족과 함께 사시다 오신 분을 뵙기로 약속이 되었거든요. 죄송합니다. 다음기회에 온전히 밤을 함께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그 분의 말씀은 열정적이고 각 장르를 넘나들면서도 겸손하고 예의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궁금한 부분에 대해 상대가 부담을 느끼지 않을 만큼 물었고 질문이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대화중에 사모님은 저를 그 회사에서 주최하는 음악회에 초청하면 좋겠다고 남편에게 의견을 냈고 남편이 동의했습니다. 덧붙여 로비의 수경재배시설이 설치된 후 회사로 한번 초청하고싶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재벌의 가계도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었던 저는 밤 8시 30분 정사장님 가족이 떠나고 나서 자료를 통해서 정명이사모님이 정주영회장님의 손녀이자 정몽구회장님의 따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회사의 공식적인 일에서 자유로워지는 주말 오후, 휴식을 선택하기보다 먼 거리를 직접 운전하는 것을 마다않고 창의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과 혁신의 현장을 찾아 직접 대면하고자하는 그 열정과 강행군의 모습은 참 신선하게 여겨졌습니다.

아직 음악회나 현대카드 본사에 초대를 받지는 않았지만 정사장님 부부와의 대화는 제게 재벌가를 바라보는 시각을 적지 않게 바꾸어놓았습니다.

오늘 정사장님이 한 학생의 물음에 답한 내용을 읽다가 모티프원에서 정사장님을 대면했던 내용이 예시된 것을 보고 저도 만3년전의 그날 밤을 즐겁게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다른 분야의 여러 회사를 공부하는 취미가 있습니다. 금융을 하는 사람이 항공 회사, 마케팅 회사, 미술관 등의 운영을 공부합니다. 한 예로 지난 달의 어떤 토요일에는 오전에는 새로운 농작물 재배법을 개발한 분을 찾아가서 배웠고 오후에는 파주의 신도시를 찾아 가서 건축물들을 보았으며 저녁에는 마사이족과 함께 생활하신 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런 광범위한 지식(?)은 지금은 금융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머리 어디엔가 자리 잡고 있다가 언젠가는 다른 지식들과 결합해서 귀중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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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의 편지

김영훈 학생, 안녕하세요?

한두달 전 출장 중에 홍보담당 이사가 반(半)농담으로 김군의 에피소드를 전하였을 때는 처음에는 웃고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그날 저녁에 생각이 나면서 혹시 이 당돌한 꼬마(실례)가 상처받지는 않을지 비슷한 또래의 자식을 둔 사람으로서 걱정도 되었고 또 한편으로는 인터넷 게임이나 하기 쉬운 나이에 신문을 정독하며 세상에 대한 눈을 뜨려 노력하는 모습이 가상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런 자세를 심어준 부모님들이 참 교육적이신 분들이라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그래서 한 번 정도는 답을 주어서 김군의 인생에 작은 도움이 된다면 좋은 일이겠다고 생각하고 연락하라 부탁하였습니다. 김군 희망처럼 제가 반복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일은 시간적으로도 불가능하고 김군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제가 그래서도 안되고요. 대신 이번 한번만은 제가 직접 정성껏 질문에 답하겠습니다.

주신 질문에 답을 하기 전에 미리 말해 두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김군이 혹시 이런저런 기사를 보면서 상상을 하셨다면 사실 저는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큰 기업을 운영하고 가끔 언론에 포장되어 나오다 보면 무언가 대단한 것이나 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알고 보면 다 김군 비슷한 사람들입니다. 제 경험으로도 수많은 국내외의 전설적인CEO들을 만나보면 훌륭한 점도 당연히 있으나 한편으론 보통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동시에 느낍니다. 저는 이 점이 더 좋았습니다. 구름 위의 사람들이 아니니 ‘나도 하면 되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죠. 그러니 제 말에 너무 큰 기대나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인데요. 정말 정답이 없습니다만 이렇게 답해서는 김영훈 학생이 실망할 테니 제 소신을 있는대로 말하겠습니다. 경영학을 공부해서 꼭 비즈니스를 잘 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모르면 많이 힘들고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옛날과 달라서 경영이 나날이 복잡해지는 추세입니다. 주먹구구식의 경영이 생존하기가 어렵습니다. 경영을 공부한다는 것은 무얼 배우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평생 경영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알아야 경영학 책도 골라서 볼테니까요. 자긴 모르고 전문경영인을 쓰겠다는 소리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입니다. 본인이 잘 알아야 사람도 잘 쓰고 유능한 사람이 일하러 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학부에서 경영학 전공은 반대입니다. 경영학 교수가 목표가 아니라면 학부에서는 문학, 역사, 경제학, 수학, 물리학, 공학 등 조금 더 기초적인 학문을 전공해서 자신의 세계를 깊고 넓게 열어 놓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경영학은 매우 실무적인 학문입니다. 역사나 문학과는 그 깊이가 차이가 납니다. (경영학 교수님들은 노여워하시겠지만) 저 자신도 불문학을 전공하였고 지금 대학에 다니는 두 딸도 학부에서 문학과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고 저는 그런 선택에 매우 기뻐하고 있습니다. 언뜻 경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영역이지만 이런 곳에서 자신의 사고에 깊이를 주는 일은 일생 자산이 됩니다. 미국의 대부분의 대학들은 학부에서 경영학 전공 자체가 없고 대학원에서만 가르칩니다. 월가에서 만난 많은 금융인들도 학부에서는 전혀 다른 전공을 하였지만 성공하였고 대화와 관심, 취미가 참 다양함을 느꼈습니다. 대신 학부에서 거시,미시경제학이나 회계, 재무 등의 기본적인 과목은 선택으로 들어 놓으면 큰 도움이 되고 상세히는 MBA에서 배우면 됩니다. 특히 MBA를 가는 것이 확실하다면 학부는 정말 다른 분야를 택해 보세요. 학부와 MBA 6년간 경영학을 전공한다는 것이 조금 따분하게 보이지 않으세요?

두번째 창의성에 관한 답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누가 특히 창의적이다 하는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누군들 아이디어를 머리에 짊어지고 다닐 리도 없고요 저도 요즘 창의적이라고 소문나서 가끔 아이디어를 달라는 분들이 있지만 저라고 듣자마자 남다른 아이디어가 있을 수 없습니다. 창의적이지는 않지만 일을 창의적으로 할 수 있는 기본 자세는 제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 일에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일을 억지로 하지 말고 재미있어 하며 계속 고민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찾아옵니다. 대충 ‘이 정도면 되었어’라고 하지 말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자세가 있으면 감사하게도 새로운 생각이라는 선물을 받습니다. 적당히 하는 사람이 무슨 큰 재능이나 있어서 창조적인 경우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다음은 모든 사물에 항상 다른 길이 있을 수 있다는 가정을 하시면 좋습니다. 저는 ‘이 일은 원래 이렇게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무엇이나 고정된 것은 아니며 개선할 점이 있고 또 다른 혁신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사업에서 고정관념 없이 항상 혁신의 여지가 있다고 믿으면 고민하게 되고 고민하면 생각이 열립니다. 스티브 잡스가 ‘휴대폰은 원래 그런거야, 컴퓨터도 다 똑같은거 아냐’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다면 오늘날의 창조적인 성공이 있을 리 없습니다.

그 다음은 대학에 가셔서 많이 보고 느끼고 배우세요. 여행도 큰 공부입니다. 음악에 빠져도 보고 그림에도 관심을 갖고 카메라의 원리도 익히세요. 농사의 이치도 궁금할 수 있고요 광고 회사의 일도 재미있습니다. IT에 화장품 회사의 원리가 도입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깊이 제대로 알거나 잘 하는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대신 비교적 많은 분야에 얇은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워낙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와인, 카메라, 그림, IT, 패션, 스포츠 등등 다 한 번씩은 훍고 갑니다. 그러고는 조금 안다 싶으면 다른 분야로 넘어갑니다.

별로 좋은 버릇은 아닌데 덕분에 요즘 비즈니스의 추세라고 하는 복합성에 관해서는 큰 장점이 되고 있습니다. IT를 잘해도 디자인을 모르면 좋은 휴대폰을 못 만드는 세상이니까요. 그래서 제가 어느 한 분야에 심취했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았던 분들은 아직도 그 모습만 기억하고 저를 IT에 해박한 사람 또는 와인을 정말 잘 아는 사람으로 오해하시기도 합니다.

저는 지금도 다른 분야의 여러 회사를 공부하는 취미가 있습니다. 금융을 하는 사람이 항공 회사, 마케팅 회사, 미술관 등의 운영을 공부합니다. 한 예로 지난 달의 어떤 토요일에는 오전에는 새로운 농작물 재배법을 개발한 분을 찾아가서 배웠고 오후에는 파주의 신도시를 찾아 가서 건축물들을 보았으며 저녁에는 마사이족과 함께 생활하신 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런 광범위한 지식(?)은 지금은 금융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머리 어디엔가 자리 잡고 있다가 언젠가는 다른 지식들과 결합해서 귀중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세번째 질문인 제 생활의 모습인데요 별로 권할 만하지 않습니다만 있는대로 말합니다. 평소에는 하루 5시간 정도 잡니다. 잠이 부족하다 보니 주말에는 열 시간도 자는 경우도 있습니다. 식사 약속 등을 별로 좋아 하지 않아서 점심, 저녁을 회사에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외 약속이 다른 CEO에 비해서 매우 적은 편입니다. 특히 점심 약속을 싫어합니다. 두시간 정도가 없어지는데 그 시간에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는데 어디 나가서 비생산적인 대화를 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CEO로서 바람직하다고는 할 수 없죠.

저녁 약속이 없는 날에는 대개 8시에서 9시 사이에 퇴근합니다. 취미 생활은 위에서 말한대로 많이 보고 다니는 거라고 해야 하나요. 시간 소비가 많아서 골프는 안칩니다. 대신 운동을 하죠. 바둑이나 노름 같은 잡기도 전혀 할 줄 모릅니다. 퇴근해서 친한 사람들과 와인 한두 잔 마시는 낙은 있습니다. 하루 내내 회의와 이메일 처리로 거의 밀려다니는 편이고 방에는 소파도 없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사장들이 소파에 앉아서 거들먹거리는 모습이 나오는데 꿈 같은 이야기이고 실상은 화장실 갈 틈도 없을 때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생 시절의 조언입니다만 저 자신이 워낙 모범적이지 못하여서 자신이 없네요. 고등학교 때는 유화 그리고 시 쓰는 일에 심취해서 점수가 급전직하 했었고 대학 때는 항상 교수님들께 놀러만 다닌다고 혼났고 졸업 후에는 광고 공부한다고 취직도 안 하고 집에서 빈둥거리는 백수여서 부모님들의 걱정거리였습니다. 저에 비해 김영훈 학생은 오히려 저의 스승격이십니다. 이렇게 말하면 그렇게 하고도 성공했을 리가 있느냐 거짓말이다 라고 하겠지만 정말입니다. 저는 학생 때 내내 그리 모범적이지도 않았고 상당히 특이하다는 (좋지 않은 의미에서) 말은 정말 많이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대신 집중력은 매우 강했고 자존심이 있어서 몇 번 도약한 적은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반 60명 중에 한 20 등 하는 실력이었는데 전교회장 선거에 나가서 부회장에 당선 된 적이 있습니다. 그 다음날 교감 선생님이 저의 어머니를 부르셔서 ‘워낙 부회장은 우수한 학생이 해야 하는데 댁의 아들은 그렇지 못하니 자진해서 관둬라’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말에 충격을 먹고 일주일 내내 밤을 새서 다음 시험에 전교 일등을 하였고 그 다음도 거의 계속 1,2 등을 하였습니다. 반 일등도 못해본 사람이 일을 낸거죠.

대학 졸업 후에도 영어도 잘 못하였고 경영학도 잘 몰랐는데 놀다가 공부나 할 겸 MBA나 가자 라고 마음 먹었는데 친구들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제와서 무슨 유학이냐는거죠. 그 말에 오기가 나서 일년을 매일 5시간만 자고 유학 시험과 기타 준비를 하였고 결국은 남들보다 훨씬 좋은 학교에 갔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모든 유학시험 책을 풀었고 영어 단어를 고등학교 때보다 더 열심히 암기하였습니다. MIT에 가서는 처음 수학 수업에서 난생 처음 D를 받은 것이 저를 많이 자극하고 열심히 몰았다고 생각합니다.

수학을 예로 들었는데 정말 좋은 취미입니다. 계산력이나 암기하고는 차원이 다릅니다. 점점 진도가 나가다 보면 수학에서 숫자를 다루지 않고 논리를 다루기 때문에 논리적 사고 방식에 큰 도움이 됩니다. 역사도 꼭 챙기셔야 할 과목이고요. 영어하고 한자에 신경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김군 시대에는 영어를 아주 잘 해야 합니다. 저의 세대만 해도 소통이 목적이었지만 김군의 세대에서는 유창해야 어울릴 수 있습니다. 영어가 부자유로움은 문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시기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한자를 잘 하셔야 합니다. 한국 사람은 결국 아시아를 배경으로 일합니다. MBA졸업하고 미국 등지에서 일하던 친구들도 결국은 한국,홍콩, 싱가폴 등으로 다 모입니다. 한국 사람한테 남미나 유럽 시장을 맡길 국제적인 회사는 없습니다. 아시아를 배경으로 우수 인재 취급을 받으려면 한자를 몰라서는 안 됩니다. 한자는 한국어, 중국어, 일어의 기본이 됩니다.

끝으로 당부의 말 한마디만 더 합니다. 제가 보기엔 김영훈 군은 나이 또래에 비해 많이 성숙하고 부모님들도 자랑스러워 할 학생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저는 너무 지나친 성숙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장래의 할 일에 너무 이른 나이에 함몰되지 마세요. 현대카드 사장과의 대화보다는 친구들과의 치기 어린 대화가 아직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사업을 꿈꾸고 자신을 사업하는 기계로 조련하면 조급한 마음에 지칠 수도 있고 여유, 포용력, 균형 등과 같은 더욱 중요한 단어들이 경시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학교 공부에 전념하고 신문을 읽으며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라는 소양을 쌓는 정도가 제일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김군 스스로의 순수함과 어디로 흐를지 모르는 무한한 잠재력에 아직은 더 시간을 주고 즐기셨으면 합니다. 젊음의 가장 큰 무기가 끝없는 불확실성 아닌가요?

대화 재미있었고 저도 글을 마치려 합니다. 출장중에 잠시 빈 시간이 있어서 답신을 합니다만 덕분에 저녁 먹을 시간이 사라졌네요. 좋은 학생, 좋은 친구, 좋은 가족이 되어서 열심히 하면 기회는 몇 번이고 찾아옵니다. 이 세상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내버려 둘 만큼 한가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어디에선가 자신이 소망하는 일을 재미있게 하는 영훈이를 떠올리니 벌써 즐겁고 고맙기까지 합니다. 훗날 성공하면 찾아와서 밥 사세요. 그때쯤은 저는 은퇴한 후 치매라서 자세히 설명해야 김영훈이 누구인지 알아볼 테니 친절하게 대해 주세요.

정태영 보냄

사진 | 모티프원에서의 현대카드 정태영사장님. 공인이 아닌 분의 사진이 공개되는 것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부인과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에서 정사장님만 트리밍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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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got과의 5년 | 세상에 사소한 인연은 없다. 가꾸면 모두 네잎클로버
2013/04/24 08:29
http://heyri.net/blog/postview.asp?b_id=ansoolee&idx=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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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got과의 5년

세상에 사소한 인연은 없다. 가꾸면 모두 네잎클로버

http://motif_1.blog.me/30166573499

#1

2008년 5월 26일, 아주 시크한 여성분 혼자 모티프원에 오셨습니다. 그 분은 스웨덴 출신으로 뉴욕에서 패션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어고트(Argot Murelius)라는 분이었습니다.

일반 매체를 위해서도 글을 쓰지만 세계 각국의 패션트랜드들을 취재해서 패션

전문비즈니스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을 위해 고가의 연회비를 받고 특화된 고급 패션정보를 제공하는 회원제 뉴스사이트에 기사를 공급하기도합니다.

그 분은 저와 3일간, 헤이리와 DMZ 일원을 답사하면서 아주 특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관련글

사람 그리고 만남, 이보다 소중한 것은...

http://motif_1.blog.me/30150138810

#2

그리고 2012년 10월 26일, Argot이 다시 헤이리의 모티프원을 방문하였고, 그때 저는 부재중이었습니다. 그녀가 다녀갔다는 것을 그 분이 일본에서 찾은 네잎클로버와 함께 엽서를 남김으로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분이 한국을 떠나고 며칠뒤 메일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스웨덴의 한 잡지를 위해 모티프원과 헤이리에 대한 기사를 쓰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Argot의 요청에 따라 헤이리의 사진들을 찍고 그 분의 질문에 답하는 내용을 담아 보냈습니다.

관련글

모티프원의 smart features.

http://motif_1.blog.me/30150955881

#3

그리고 어제(4월 23일), 그 분으로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아래의 내용이 담긴…….

Dear friend,

I hope that spring has come to Heyri and that the trees are in bloom! Here in NY it's still rather cold, but at least the sun is shining. I had hoped to return to South Korea for fashion week about a month ago, but sadly the organizers have changed and the government has stopped supporting the event which meant there was no money to invite me. I will be back somehow some other time. I long to visit your beautiful country again and I look forward to seeing you again.

Meanwhile, please find enclosed a PDF of the article that I wrote about Heyri, your photographs are in this article! The story is about how I spent time with you and how much I appreciated your hospitality, generosity and kindness, as well of course about Heyri and its splendors.

Warm greetings to you and your family!

Argot Murelius

친구에게,

헤이리에 봄이 왔기를 소망해봅니다. 그리고 꽃도 피었기를……. 여기 뉴욕은 여전히 추운편입니다. 하지만 태양은 밝은 빛을 내려주네요.

저는 한 달 전에 있었던 남한의 '패션주간'에 방문하고 싶었지요. 그러나 주최측에서 입장을 바꾸어버렸습니다. 정부가 그 행사의 지원을 중단했고 그래서 저를 초청할 예산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다른 기회에 꼭 남한에 갈 것입니다. 다시 아름다운 당신의 나라를 방문하길 열망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당신을 다시 뵐 그날에 설레하고 있답니다.

제가 헤이리에 대해 쓴, 그리고 당신이 찍은 사진이 담긴 잡지기사를 PDF파일로 첨부합니다. 그 내용은 제가 당신과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당신의 환대와 너그러움 그리고 친절에 대해 제가 얼마나 감사한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물론 헤이리에 대해서도 그리고 그곳이 얼마나 멋진 곳인지에 대해서도 담겼습니다.

당신과 당신의 가족에게 저의 따뜻한 인사를 보냅니다.

어곳 머렐리우스로부터

첨부된 기사에는 갓 발행된 스웨덴의 잡지 4페이지의 기사가 담겨있습니다.

그녀는 그 기사가 스웨덴어로 되어있기때문에 제가 읽을 수 없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담아 다음번에 한국에 오면 그것을 영어로 번역해주겠다고 했습니다.

It's in Swedish so you won't be able to understand it, unfortunately. I will translate it when I come visit next time! I wrote a beautiful story about you!

이 기사가 스웨덴어이기때문에 당신이 읽을 수 없을 것 같아 아쉽습니다. 하지만 제가 다음번에 방문했을 때 그것을 번역해 드릴게요. 이 기사의 내용은 당신에 대한 아름다운 사연에 대한 내용입니다.

저는 Argot의 배려 깊은 마음이 담긴 메일에 즉시 감사답변을 보냈습니다. 여전히 제 서가에 놓인 Argot의 엽서와 그녀가 두고 간 네잎클로버의 사진과 함께…….

그녀는 다시 따뜻한 마음을 담은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Ansoo!

You are so cool! And yes, a dear friend you are, but too far away! It is so wonderful too hear from you.

Thank you for sharing the links from Seoul fashion week, it was a great experience with so much creativity, I hope I can come back this autumn. If so I will also come visit you in Heyri.

-중략-

I think it's funny, the story about the four leaf clover! You have a lucky garden, Ansoo!

On Friday i am going to Miami to celebrate my birthday, then I have a trip to Paris planned. I look forward to getting out of New York for a while, it has been a long, cold, gray winter. I hope spring has arrived in Heyri!

Much love from the other side of the planet,

Argot Murelius

안수!

당신은 참 멋진 분이세요. 그래요 저의 멋진 친구이기도하고. 그러나 너무 멀리 떨어져있는 친구라서 그것이 아쉽군요. 당신에게 소식을 들어니 얼마나 멋진지.

서울 패션위크(Seoul fashion week)의 제 이미지가 있는 곳의 링크를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작년 서울에서 보낸 그 독창적인 시간들은 제게 멋진 경험이었어요.

이번 가을에 다시 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서울에 가게된다면 물론 당신을 보러 헤이리도 갈 것입니다.

-중략-

정말 재미있는 일이지요. 네잎클로버의 사연 말이에요. 당신은 정말 멋진 정원을 가진 거예요. 행운을 가져다주는…….

이번 금요일, 저는 저의 생일을 기념하기위해 마이애미로 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파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요. 저는 잠시 동안이라도 뉴욕을 벗어나 있고 싶어요. 뉴욕은 길고, 춥고, 희색 빛의 겨울이었습니다. 헤이리에는 이미 봄을 맞이하셨기를 바래요.

지구 반대편으로 부터 사랑을 보냅니다.

아곳 머렐리우스로부터

Argot이 작년 헤이리를 방문했다가 저를 만나지 못했던 때에 그녀가 'S/S 2013 Seoul Fashion Week(2012. 10.22. 22_10.28)'의 취재를 위해 방문했다는 그녀의 메시지를 기억하고 있었으므로 그 행사주간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다가 Argot이 마치 패션모델처럼 찍혀서 나온 사진이 포스팅되어 있는 곳을 만나게 되었지요. 그리고 그 내용을 링크로 알려드렸습니다.

저는 값진 인연들이 만들어 내는 가슴 벅찬 경험들을 매일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사소한 인연은 없습니다. 이미 만 5년이 지난 Argot과의 첫 만남을 반추하면서 그녀가 모티프원의 정원에서 찾아 제게 건네주었던 그 네잎클로버에 대해 다시 생각합니다.

관련글

인간의 간섭은 어디까지가 좋을까요?

http://motif_1.blog.me/30033816169

그리고 지금 내 옷깃을 스치는 어느 것이나 정성을 다해 가꾸면 모던 것들이 행운의 네잎클로버가 될 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관련글

성공을 원하는가?

http://motif_1.blog.me/30068319415

*아래의 기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텍스트를 읽기에 충분한 크기로 확대됩니다.

disajn

ARKITEKTURFRISTAD

VID DIKTATURENS RAND

Mellan varldens designhuvudstad 2010, Seoul, och den ogastvanliga landgransen mot Nordkorea hittar Disajns reporter en arkitektonisk fantasistad.

Heyri ar vard att resa langt for att uppleva.

Text Argot Murelius.

Foto Argot Murelius och Lee Ansoo.

잡지웹사이트 | www.disaj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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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정원 | 정원으로부터 온 한 움큼의 쑥
2013/04/23 01:59
http://heyri.net/blog/postview.asp?b_id=ansoolee&idx=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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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정원

정원으로부터 온 한 움큼의 쑥

아내는 잠시 동안 정원에서 쑥을 뜯었습니다.

그 한 움큼의 쑥으로 어제 저녁(4월 21일)에는 쑥국수를 만들었습니다. 국수면에 쑥을 갈아 넣어 반죽한 국수가 아닌 흰 국수면을 삶고 다시마와 멸치로 우린 국물에 쑥을 넣어 쑥의 향기와 봄의 기운을 담은 잔치국수였습니다.

나머지 쑥은 오늘 쑥국으로 아침상에 올랐습니다.

게으른 자의 정원은 봄에는 쑥밭이 되고 여름에는 토끼풀 밭이 되고 가을이면 질경이 밭이 되곤 합니다.

집을 막 완공했을 당시 정원은 잔디로 마감되었습니다. 하지만 잔디는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어야하고 함께 자라는 다른 식물들을 뽑아주어야 하며 때때로 깎아도 주어야하는 등, 꾀까다로운 관리를 필요로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원이 꼭 잔디로만 뒤덮일 필요는 없다고 여겼고, 잔디관리의 모든 지침을 무시한 결과 잔디는 곧 다른 식물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났고 3년쯤 뒤부터는 정원에서 아무 노력도 없이 쑥을 수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콘크리트나 벽돌, 나무데크나 자갈이 깔리지 않은 이 잡초정원에서 단지 몇 평의 흙이 주는 풍요를 넘치도록 만끽하고 있습니다.

흙이 가진 온갖 생물의 보금자리로서의 역할과 생태 복원능력 및 자정능력을 직접 지켜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식물들의 치열한 영역다툼과 그 다툼을 피하기 위한 전략들에 감격하게 된 것도 이 몇 평의 흙 때문이었습니다.

나머지 쑥국만으로 간식 삼으면서 제 몸에 봄의 기운을 전한 정원으로부터 온 쑥에, 그리고 그 쑥을 있게 한 흙의 창조성에 대해 감복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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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의 일생과 사람의 일생
http://motif_1.blog.me/3016592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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